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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브루탈리스트(2024)>의 줄거리 등장인물 특징 총평

엑스데이 2025. 2. 14.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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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브루탈리스트> 포스터

 

우리나라에서 2025년2월12일에 개봉한 영화 '브루탈리스트'는 2024년에 개봉한 브래디 코벳 감독의 작품으로, 헝가리 출신 유대인 건축가 라즐로 토스의 삶을 중심으로 전후 미국 사회에서의 이민자 경험과 예술적 야망, 그리고 현실 사이의 갈등을 깊이 있게 탐구한 서사적 드라마입니다. 이 작품은 215분의 러닝타임과 15분의 인터미션을 포함하여 두 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제82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 작품상, 남우주연상, 감독상을 수상하며 그 작품성을 인정받았습니다.

 

 

줄거리

1947년, 전쟁의 상흔을 뒤로하고 미국에 정착한 건축가 라즐로 토스(에이드리언 브로디)는 아내 에르제베트(펠리시티 존스)와 함께 새로운 삶을 시작합니다. 처음에는 사촌의 가구점에서 일하며 생계를 이어가던 그는, 부유한 사업가 해리슨 리 반 뷰런(가이 피어스)의 눈에 띄어 그의 아들을 위한 인테리어 작업을 맡게 됩니다. 비록 첫 번째 프로젝트는 실패로 끝났지만, 해리슨은 라즐로의 천재성을 알아보고 그에게 자신의 아내를 기리기 위한 문화센터 건축을 제안합니다.

라즐로는 이 프로젝트를 통해 자신의 예술적 비전을 실현하고자 하지만, 그의 대담하고 혁신적인 브루탈리즘 건축 설계는 사람들의 공감을 얻지 못하고 반대에 부딪히게 됩니다. 후원자 해리슨의 감시와 압박, 주변의 비난이 거세질수록 오히려 더 자신의 설계에 집착하던 라즐로는 결국 공사가 중단될 위기에 처하게 됩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라즐로와 에르제베트는 예술적 이상과 현실 사이의 갈등, 그리고 개인적 희생을 경험하게 됩니다.

 

 

등장인물

    • 라즐로 토스 (에이드리언 브로디): 헝가리 출신의 유대인 건축가로, 전쟁의 트라우마를 안고 미국에서 새로운 시작을 꿈꾸는 인물입니다. 브루탈리즘 건축 양식을 통해 자신의 예술적 비전을 실현하고자 하지만, 미국 사회의 자본주의적 요구와 타협해야 하는 상황에서 내면의 갈등을 겪습니다. 에이드리언 브로디는 라즐로의 복잡한 심리와 예술적 열망을 섬세하게 표현하며, 그의 이상과 현실 사이의 괴리를 생생히 그려냅니다.

    • 에르제베트 토스 (펠리시티 존스): 라즐로의 아내로, 미국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며 남편을 지지하지만, 동시에 자신의 삶과 정체성을 찾아가는 도전을 마주합니다. 그녀는 라즐로와 함께 야망을 추구하는 동시에, 그 과정에서 희생을 감내해야 하는 인물로, 그녀의 성장 과정은 영화의 주요 정서적 축을 이루고 있습니다.

    • 해리슨 리 반 뷰런 (가이 피어스): 부유한 산업가로, 라즐로에게 야심 찬 현대 건축 프로젝트를 제안합니다. 해리슨은 라즐로의 예술적 이상을 존중하는 동시에, 자본주의적 목표를 위해 그의 비전을 제한하려는 복잡한 인물입니다.

    • 조피아 (래피 캐시디): 라즐로와 에르제베트의 딸로, 부모가 미국에서 정착하려는 과정을 지켜보며 성장합니다. 조피아의 캐릭터는 가족 내에서 세대 간 갈등과 정체성 문제를 상징하며, 관객들에게 또 다른 공감 요소를 제공합니다.

특징

영화의 주요 주제 및 해석

'브루탈리스트'는 단순한 건축 영화가 아니라, 예술가의 이상과 현실 사이의 충돌, 이민자 정체성, 그리고 미국 사회에서의 생존과 인정받기 위한 투쟁을 다루고 있습니다. 영화에서 라즐로 토스는 단순한 건축가가 아니라, 시대의 흐름 속에서 자신의 비전을 실현하고자 하는 예술가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는 전후 시대의 아픔을 안고 새로운 기회를 찾아 미국에 왔지만, 미국의 상류층과 보수적인 사회는 그를 쉽게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그가 추구하는 브루탈리즘 건축은 기능성과 직선적인 구조를 강조하며, 감성적인 요소보다는 논리적이고 구조적인 아름다움을 중시합니다. 이는 곧 그가 살아가는 사회와의 갈등을 상징적으로 드러냅니다. 라즐로가 자신의 설계를 끝까지 고집하는 모습은 예술가로서의 신념을 보여주지만, 동시에 현실과 타협하지 못하는 그의 고집이 결국 파멸로 이어지는 복선으로 작용합니다.

 

라즐로와 해리슨의 대립

라즐로와 해리슨 리 반 뷰런(가이 피어스)의 관계는 영화의 핵심 갈등 중 하나입니다. 해리슨은 성공한 사업가로, 예술적 가치를 인정하는 듯 보이지만, 결국에는 자신의 부와 명성을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려 합니다. 그는 라즐로의 천재성을 존중하지만, 그의 설계가 자신의 기대와 맞지 않자 점점 그를 통제하려 합니다.

이러한 갈등은 예술과 자본 사이의 오랜 대립을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라즐로는 자신의 순수한 예술적 이상을 지키려 하지만, 후원자의 압박과 사회적 현실 앞에서 점점 무너져 갑니다. 특히, 해리슨이 프로젝트의 방향을 바꾸려고 하면서 두 사람 사이의 긴장이 고조되고, 이는 결국 프로젝트의 실패로 이어집니다.

 

에르제베트와 조피아의 역할

라즐로의 아내 에르제베트(펠리시티 존스)는 그의 예술적 여정을 지지하면서도 현실적인 문제를 고민하는 인물입니다. 그녀는 미국에서의 삶을 안정적으로 꾸려가길 원하지만, 남편의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갈등합니다. 그녀는 단순히 헌신적인 아내로 그려지지 않으며, 독립적인 사고를 가진 인물로서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순간들이 많습니다. 특히 영화 후반부에서 그녀의 내면적 변화가 드러나면서, 영화는 단순히 라즐로의 이야기에서 벗어나 가족 전체의 이야기로 확장됩니다.

딸 조피아(래피 캐시디)의 존재 또한 중요합니다. 조피아는 부모 세대와 다른 시각을 가지고 있으며, 미국에서 태어나고 자란 그녀는 이민 1세대인 부모와 다른 정체성의 혼란을 겪습니다. 그녀의 시선은 영화에서 중요한 균형을 이루며, 부모의 갈등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역할을 합니다.

 

영화의 미장센과 연출 기법

'브루탈리스트'의 연출은 건축적 요소를 적극 활용하여, 영화의 주제를 시각적으로 강조합니다. 예를 들어, 라즐로가 설계한 건물의 거친 콘크리트 질감과 대조적으로, 해리슨의 저택은 전통적인 유럽풍 스타일로 장식되어 있습니다. 이는 두 인물의 세계관이 얼마나 다른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또한, 영화는 흑백과 컬러 화면을 오가며 시간의 흐름과 감정의 변화를 표현합니다. 과거의 장면들은 흑백으로 촬영되어 전쟁의 기억과 이민자의 어려움을 강조하는 반면, 현재의 장면들은 보다 따뜻한 색감으로 표현됩니다. 하지만 라즐로가 점점 사회적으로 고립되면서, 화면의 색조도 점점 차가워지는 연출이 돋보입니다.

카메라는 건축적 구도를 따라 움직이며, 때때로 인물보다 건축물이나 공간 자체를 강조하는 방식으로 촬영됩니다. 이는 브루탈리즘의 미학을 전달하는 동시에, 라즐로가 자신의 건축을 통해 자신을 표현하려는 예술가임을 부각합니다.

 

음악과 사운드 디자인

영화의 음악은 현대 클래식과 미니멀리즘 사운드트랙을 조합하여, 건축적 감성을 살리는 데 중점을 둡니다. 특히, 공간감이 강조된 사운드 디자인은 건축물이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영화의 또 다른 캐릭터처럼 느껴지게 합니다. 라즐로가 작업을 할 때 들리는 공사장의 소리, 콘크리트가 굳어가는 과정에서 들리는 미묘한 진동음 등은 그의 세계를 더욱 사실적으로 전달합니다.

 

결말과 여운

영화의 결말은 비극적이면서도 의미심장합니다. 라즐로의 프로젝트는 결국 완성되지 못하고, 그는 사회적, 경제적으로 몰락하게 됩니다. 하지만 영화는 단순한 실패담이 아니라, 예술과 현실 사이에서 끝까지 타협하지 않으려 했던 한 예술가의 초상으로 남습니다.

조피아는 성장하여 아버지의 작품을 다시 조명하려 하지만, 이미 시대는 변해 있습니다. 영화는 이 점을 통해 예술의 가치가 시간이 지나면서 재평가될 수 있음을 암시하며, 관객들에게 열린 해석의 여지를 남깁니다.

 

총평

'브루탈리스트'는 단순한 건축 영화가 아니라, 예술과 자본, 이민자 정체성, 그리고 개인의 이상과 현실 사이의 충돌을 깊이 탐구한 작품입니다. 브래디 코벳 감독은 섬세한 연출과 미장센을 활용하여, 라즐로 토스의 내면을 효과적으로 그려내며, 관객들에게 깊은 여운을 남깁니다.

215분이라는 긴 러닝타임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강렬한 서사와 몰입감 있는 연출 덕분에 지루하지 않으며, 인물들의 심리 변화가 섬세하게 묘사됩니다. 에이드리언 브로디의 연기는 특히 압권으로, 그의 섬세한 표정 연기와 감정 표현은 라즐로라는 캐릭터를 더욱 생생하게 만들었습니다.

결과적으로, '브루탈리스트'는 현대 사회에서 예술가가 겪는 갈등과 이상주의의 의미를 깊이 있게 탐구한 수작으로 평가됩니다. 예술과 현실 사이에서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키며, 동시에 건축과 영화가 어떻게 결합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인상적인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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